다시 갑과 을 의 원시 사회로 돌아오자. 이제 갑의 창고에는 곡식이 하나 둘 차곡차곡 가득할 것이고 을 의 창고에는 곡식이 많이 없을 것이다. 겨울이 오고 갑과 을 은 자신이 모아둔 곡식으로 생활은 연명하면서 겨울을 날 것이다. 그리고 봄이 왔다. 보리를 수확하는 초여름이 되기 전까지는 을 은 굶주린 배로 봄은 버텨내고 있었다. 삼 일 째 밥을 굶고 난 후, 갑과 함께 풀뿌리나 캐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을 은 갑의 집에 방문했다. 그런데 이게 왼일 인가? 갑은 아직도 밥을 먹고 있는 게 아닌가? 갑의 창고에는 지난 가을에 수확한 곡식이 충분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을 이 말했다."여보게 갑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 그려, 우리가 고기가 먹고 싶을 때면 내가 맘모스 를 유인하고는 그랬었지, 말 나온 김에 옛날 생각을 쫌 해서 곡식을 좀 나누어서 먹으면 않되 겠 나?" 갑은 을 과 함께 도우며 생활 했던 과거를 떠올렸고 을 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갑이 말했다"그래 그때는 우리 둘 이 많이 즐거웠지. 여기 곡식이 있네, 그런데 오늘은 내가 많이 피곤하니 곡식은 주는 댓 가 로 화장실 청소 좀 부탁하네" 지시 관계가 발생한 것이다. 이제 갑은 지시 할 수 있는 위치에, 을 은 그 지시에 따라야만 하는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어떻게 겉 보기에는 별로 다를 바 없는 갑이 을 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되었는가? 바로 갑이 가진 생산물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갑의 생산물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갑이 가진 생산 수단에서 온 것이다. 즉 생산 수단을 소유하면 생산물을 소유하게 되고, 그 생산물을 이용해서 권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일이다. 생산 수단과 생산물은 단순한 물질이다. 그런데 그 물질이 비 물질적인 사회적 관계로서의 권력 관계를 발생 시킨 것이다. <생산 수단 + 생산물 = 물질 ; 권력 = 비 물질>
슬프게도, 아름다웠던 원시 공산 사회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함께 일하고 동일하게 나누었던 평등한 관계는 생산 수단의 발생과 함께 무너진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렇게 슬픈 일도 아니다. 사회 전체로 보면 생산량이 증가 해서 풍요로워진 것이 아닌가? 을의 입장에서 보면 굶어 죽는 것보다 갑의 화장실을 청소해주고 배불리 먹는 것이 어쩌면 더 합리적인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럼 이쯤에서 이 판단은 잠시 미루도록 하자. 우선 우리가 기억 해야 할 것은 두 가지 이다. 생산 수단과 생산물, 하나를 더 기억 한다면, 생산 수단과 생산물에 의해서 얻어지는 즉 발생되는 권력이다.
원시 공산 사회에서 생산 수단이 발생한 이후에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갑과 을의 자손의 자손, 자손의 자손이 대를 이어 왔다. 그리고 갑과 을의 관계도 점차 고정되어 왔다. 갑은 생산 수단을 이용해서 지속적으로 생산물을 생산 해왔고, 이를 통해 을을 지배해 왔다. 이제 갑과 을의 관계는 지배와 피 지배 관계로 고정 되었다. 갑은 주인인 왕이 되었고 을은 갑의 노예가 되었다. 사회는 계급으로 체계화 되었다. 지배 계층으로 왕과 귀족이, 피 지배 계층으로 평민과 노예가 구성이 되게 되었다.원시 시대와 비교해 보면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갑이 소유한 생산 수단이 변했다는 것이다. 돌 조각은 생산 수단으로서 더 이상 중요한 독점적 지위를 갖지 않았다. 누구나 돌 조각을 사용할 수 있었고 사회의 생산량이 증가 했다.
갑이 소유한 생산 수단은 더 큰 것이 되었다. 바로 토지, 영토였다. 이제 넓은 땅이 갑이 소유하고 있는 생산 수단이 된 것이다. 토지, 영토가 생산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토지, 영토에서 모든 가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땅을 소유하고 있으니 땅에서 자라는 곡식은 모두 지배자인 갑의 소유가 되는 것이다. 또한 갑은 자신의 영토에 살거나 자신의 영토에서 물건을 사고 팔 때는 자릿 세를 내게 했다. 토지, 영토라는 거대한 생산 수단을 소유 함으로서 갑은 막대한 생산 수단을 소유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막강한 권력을 얻었다. 갑은 특별히 일하지 않아도 토지와 영토를 소유하고 있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럼 일은 누가 하는가? 토지와 영토에서 곡식을 키우고 수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사회 1과 반대로 이번에는 갑이 박탈 감을 느낄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득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빼앗긴다면, 갑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삶의 질을 유지할 정도만 일할 것이고 그로 인해 기술이나 서비스의 혁신이 늦어질 것이다. 또 갑이 아예 이 사회를 떠나 정부의 개입이 적은 사회로 이민을 갈 수도 있다. 이는 사회 전체로 본다면 능률과 생산성을 저하 시킬 것 이다. 게다가 사회 2 자체로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으나 다른 사회 1과 경쟁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회 2는 경쟁에서 항상 패할 것이고 이는 곧 사회 전반의 생산성 저하와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다.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 인가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장점 만을 갖는 사회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가능 하지도 않다.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 인지의 문제는 완벽한 사회를 찾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의 이익이 감소하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지를 판단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정치와 사회 부분에서 다시 다루기로 한다.정리 해보자 우리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은 시장과 정부의 관계였다. 그리고 정부가 시장에 개입 한다는 것은 정부가 세금을 어떻게 부과 하는 지의 문제였다. 정부는 세금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시장과 관계 한다. 그리고 세금은 그 사회의 복지 수준을 결정한다. 이와 같은 세금과 복지의 확대와 축소는 시장의 침체와 활성화를 가져온다. 또 사회의 내부적 갈등과 사회적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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