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노예제 사회

갑의 영토에서 열심히 노동 하는 사람은 을 이다. 을이 땀 흘려 노동 해서 가을에 수확을 하면, 갑은 수확물 을 가져가서 일정량은 자신이 소비하고 나머지 일정량은 을을 먹이고 입히는데 사용했다. 갑이 을에게 말했다."너 먹이고 입히는 것도 힘들다" 을은 갑이 고마웠다. 왜냐하면 자신이 평생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갑이 자기 소유의 영토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허락해 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생산 수단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생산 수단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원시 시대의 돌 조각은 생산 수단 이라고 할 수 없다.

진정한 생산 수단은 영토와 토지 혹은 대농장이나 근대에 나타날 공장 같은 것들이다. 영토, 토지, 대농장, 공장이 돌 조각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혼자서 소유할 수 있지만 혼자서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거대한 땅 주인은 갑 혼자일 수 있지만, 갑 혼자 서는 이 땅을 경작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갑은 을을 고용해야 한다. 즉 생산 수단은 노동을 대신할 사람을 필요요 한다는 특징을 갖는 것이다. 이는 대농장이나 공장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생산 수단을 소유한 갑은 자신의 생산 수단에서 대신 일하는 을에게 어떤 댓가를 지불 하는가? 갑이 소유한 생산물에서 지불한다. 갑이 소유한 생산물은  어디서 왔는가? 그것은 을의 노동력에서 왔다. 여기에 생산 수단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생산 수단은 소유자가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 함으로서 사회적 관계를 왜곡 시킨다. 정말 무엇인가 이상한 것 같다. 을 은 바보인가? 을은 자신이 노동해 만들어낸 생산물을 모두 갑에게 주고 일정량 만을 을에게 준다. 노동은 오직 을이 혼자서 다 했는데, 을의 노동의 결과물인 생산물은 갑과 을이 나눈다, 갑이 생산 수단을 소유 했다는 이유 만으로 말이다. 을은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이건 아닌가 싶었다. 뭔가 잘못되었고 부당하다고 느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을은 항상 갑이 시키는 데로 농사짓고 장작 패고 가축을 기르느라 피부는 구릿 빛 으로 그을렸고, 몸은 단단하고 건강 해졌다. 그런데 언젠가 한번은 갑이 목욕 하는 것을 우연히 보았는데 갑은 평소 손 하나 까딱 하지 않아서 피부는 허여 멀겋고 팔 다리는 가늘고 배도 나왔다. 갑에게 뭔가 특별 한 게 있을 줄 알았던 을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갑의 지배를 받을 이유가 하나도 없어 보였다. 이제 을은 갑이 부르면 못들은 체 하고 갑이 일을 시키면 마지못해서 설렁 설렁 하기 시작했다. 갑도 을의 눈빛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곧 알아 차렸다. 조금만 뭐라 해도 을은 가자미 눈을 해가 지고 쏘아보는 것 이였다. 이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한 갑은 어느 날 을을 불렀다. 을은 궁시렁 거리며 또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갑이 을을 가까이 불러 갑의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건 비밀인데, 너만 알고 있어. 나,사실은 신이다" 이후 을은 열심히 일했다. 갑이 일을 시키면 즐거운 마음까지 들었다. 얼굴에는 언제나 미소가 번졌다. 신을 위해서 하는 일인데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갑이 생산 수단을 독점하는 것이나, 그에 따른 생산물을 모두 독점하는 것이나, 자신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을은 아무런 불만도 없게 되었다. 

'신'은 요청 된다. 지배자는 신을 부른다. 신이 진짜로 응답을 하거나 말거나 그건 중요 하지 가 않다. 신이 진짜로 있는지 없는 지의 문제는 지배자의 관심사가 아니다. 지배자가 자신을 부를 수 있는 '신'이라는 언어만 있으면 된다. 왜냐하면 신은 지배자가 사회를 지배할 권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독단적으로 지배 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자 일수록, 그의 신앙은 절실 하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되는 것이 있다. 지배자에 의해 신이 요청된다고 해서, 혹은 지배자가 자신의 지배에 신을 이용한다고 해서, 이것이 신이 부재 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이 존재 하는지 그렇지 않은 지의 문제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이 책 끝에 이르러 종교 파트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적, 정치적으로 신의 문제를 고려 했을 때, 신의 이름이 정치를 위해 사용 되었을 협의가 짙다는 것이다.

고대 노예제 사회는 종교를 통해 그 지배 체계를 공고히 하며 막을 내린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토지와 영토라는 생산 수단을 지배자가 독점하고, 그 독점의 정당성을 종교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고대 노예제 사회는 구체적으로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로마 등 정치와 종교가 일치 했던 제정 일치 사회 들을 말한다.



경제 체계는 우선 크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구분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인류가 가질 수 있는 경제 체제는 논리적으로 이 두 가지 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많은 사람이 사유 재산의 소유 여부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즉, 자본주의는 사유 재산을 소유할 수 있는 체제이고, 공산주의는 사유 재산을 고유 할 수 없는 체제인 것이다. 이 설명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공산주의 사회에서도 내 것 이라는 개념은 있을 것이다. 내 의자 내 옷, 내 쌀, 내 가구, 내 자동차가 분명히 있다.그리고 그것들은 엄연히 내 재산 이다. 그렇다면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와 어떻게 다른가? 이에 대해 답 하려면 먼저 부와 재산에 대한 개념부터 정리해야 한다.부에는 두 가지가 있다. 생산 수단과 잉여 생산물이다. 이 두 가지의 구분은 역사 파트에서 다루었다.